작년과 재작년 인스턴트커피를 많이 마셨다.(마실 수 밖에 없었다…) 그 중에 몇가지 이야기를 해보려 한다.
가성비 1위 : 맥심 아라비카100
인스턴트커피는 싸야 한다. 그리고 원두커피가 아니니 당연히 어느 정도 맛의 희생은 감내할 수 밖에 없다. 프리미엄 인스턴트커피는 정말로 불필요한 사치 중 하나. 많은 인스턴트중에 가격대성능비로는 아라비카100이 1위였다.
최고의 개성 : UCC 스미야키
인스턴트커피를 마시고 동일한 블렌딩의 원두를 맛보고 싶던 신기한 커피. 인스턴트커피는 향과 신 맛의 표현이 깔끔하지 않은게 문제인데 스미야키는 아예 신맛을 배재한 느낌이다. 매우 훌륭한 쓴 맛이 있는 인스턴트커피다. 제일 큰 문제는 구하기가 쉽지 않다. 일반 마트는 당연하고 남대문에서도 찾기 힘들다.
실망스러웠던 커피 : 다비도프 리치아로마, 카누
카누부터 이야기하자. 스타벅스 비아를 제외하면 제일 원두커피에 가까운 인스턴트커피였다. 하지만 카누가 표현하려는 커피가 맛없는 원두커피란 것이 문제. 그리고 원두알갱이가 미세하게 큰 것이 불쾌감을 준다.
다비도프 리치아로마는 남대문시장에서 UCC커피를 찾다가 홧김에 집어온 녀석인데 이름값에 비하면 너무 큰 실망감을 주었다. 이름따라 향은 썩 괜찮지만 어설픈 신맛이 안티까웠다. 사람들이 에스프레소57을 추천하는데에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번외 : 스타벅스 VIA, 다비도프 수프림리저브(온두라스, 샌 마르코스)
너무 비싸다. 비싼 이유는 이해할 수 있지만 그래도 너무 비싸다. 그래도 스타벅스비아를 용서할 수 있는 건 많은 종류(다른 인스턴트 커피에 비하면)의 맛이 있기 때문이다. 콜롬비아와 이탈리안로스팅, 베란다블렌딩과 크리스마스블렌딩까지… 인스턴트커피가 진짜 커피와 비슷해지려면 이 정도는 해야하지 않을까… 개인적으로는 베란다블렌딩을 추천한다.
다비도프 수프림리저브는 최근에 알았다. 다비도프에서 연말에 만들어내는 한정판 커피다. 그 한해 최고의 커피를 생산한 산지의 원두를 가지고 만든다는데 12년 겨울에는 온두라스 샌마르코스(SAN MARCOS)지역의 커피였다.(에디오피아, 콜롬비아도 나왔던 것 같다.) 내가 먹었던 어느 인스턴트커피보다 최고의 신맛을 가지고 있다. 더욱 놀라운건 커피가 상큼하다. 인스턴트커피에서 상큼한 맛을 느낄 수 있다니... 그동안 내가 먹었던 인스턴트는 무엇이었을까... 하는 의심이 들었다.
의외의 커피 : 맥심 오리지날 커피믹스
정말로 의외였다. 사무실에 커피믹스가 항상 있었는데... 잘 안먹었다. 별로였으니까, 특히 그 노란색의 모카골드는 언제나 최악이었다. 어느날 빨간 색의 커피믹스가 눈에 띄였다. 기대를 안했는데 맛있었다. 딱히 더 표현할 말도 없다. 그냥 '맛있었다.' 정말로 의외의 커피.
다시 안사는 커피 : 콜롬비아 수프리모
이건 정말로 맛이 없다. 비린 맛이 난다고 해야 할까? 내가 스타벅스VIA를 좋아하는 이유는 단순하다. '맛' 있기 때문이다. 맛있고 맛없고의 문제를 떠나 맛을 볼 수 있는 인스턴트커피로서 스타벅스VIA는 최고의 인스턴트커피다. 그런데 콜롬비아 수프리모? 이건 먹을게 아니다. '맛'이 없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