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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싱그러운 봄이 찾아오고 있었지만... 삶이 왜그리 무료하게 느껴졌는지 아직도 모르겠습니다.

    너무 심심해 하던 겨울에 드론도 지르고... 일도 바빠서... 남는 시간도 많지 않았음에도

    올해 3월은 너무나 심심했던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공장보다 더 삭막한 사무실 공간에 생기를 불어넣어야겠다고 마음먹었습니다.

    별다른 이유는 아니고... aliexpress에서 식물성장용 led를 4달러 정도에 파는 걸 봤거든요.

    이 정도 금액이면 무료한 삶을 달래볼 수 있는 좋은 아이템이다 싶어 일단 주문해놓고 배송이 오기만을 기다렸습니다.

    대략 2~3주 걸려 도착한 식물 생장용 led와 함께... 키우기 쉽다고 하는 레디쉬(20일 무)와 청경채로 처음 스타트를 끊었습니다.


    2016. 4. 13, 사무실 실내텃밭의 모습. 처음 시작했던 실내텃밭이라... 식물성장용 led와 함께 무럭무럭 자라서 사무실에 맑은 공기를 선사해줄 것으로 기대했었죠............

    그런데... 생각보다 잘 자라지가 않더라구요. 서향으로 나있는 창문탓인지, 실내여서 그런지(주간에 창문은 조금씩 열어두고 환기는 해주었지만) 쉽게 자라지 못했습니다.

    특히나 레디쉬는 본잎이 나고도 자라지를 못했어요.(결국 옥상에 옮겼지만... 깔끔히 포기하고 새로 심었습니다.)


    그 와중에... 서울시에서 분양하는 상자텃밭에 당첨이 됐습니다. 될거라고 생각은 안해서.. 되는데로 신청을 했었는데... 결국 사단이 납니다.


    엄청난 양의 흙과 모종이 사무실에 도착했습니다. 사무실이 2층건물인데, 옆 건물들도 똑같은 높이다보니 바로 위 옥상이 1년 내내 햇빛을 받는 곳입니다.

    이렇게 사무실 실내텃밭으로 시작한 일이 사무실 옥상에 화분이 한개, 두개씩 늘어나는 진짜 '일'이 되어버리고 말았습니다.


    양천구에서 나누어준 텃밭상자인데 나중에 구입하려고 보니 가격이 어마무시하더군요. 이른바 자동급수 화분인데, 자주 물주기 어려운 사무실 옥상텃밭에 딱 맞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상자텃밭을 분양받아온 날, 결국 사무실에서 야근까지 하면서... 모종심기완료하고 퇴근해야 했습니다.ㅜㅜ


    2016. 4. 18 모종심기가 완료되고 실내텃밭이 옥상텃밭으로 발전했습니다.


    2016. 4. 19 출근해서 바로 찍은 옥상텃밭의 사진, 옮겨심은 직후라... 채소들이 싱싱하지는 않았습니다. 적겨자, 양상추, 적상추, 청치커리, 쑥갓 이렇게 심었습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뒤 옥상텃밭...


    이때만 하더라도 치커리와 양상추를 구분하지 못해서...... 되는대로 심고.... 치커리는 옆으로 퍼져서 자라기에 공간도 많이 필요한데...

    분양받은 상자텃밭에 모두 심으려고 욕심내다보니... 아주 바글바글하게 심게 되었네요.

    적겨자는 모종으로 받아왔을 때부터 상당히 컸지만, 다른 채소는 옥상텃밭 일주일동안 상당히 많이 자랐습니다. 놀라울 정도로요...

    이때까지만 하더라도 옥상텃밭에는 큰 화분 2개만 있었고... 나머지는 실내에서 식물성장용 led와 함께 자라고 있었습니다.


    2016. 4. 28. 다이소에서 사온 여섯개의 화분에 레디쉬(20일 무), 청경채, 부추, 상추가 심어져 있었습니다.

    두달이 지난 지금까지 살아 남은 건 부추와 상추, 화분 2개뿐이네요.ㅜㅜ


    4월 29일! 드디어 옥상텃밭의 첫 수확. 모종으로 옮겨심은지 열흘만에 수확하게 되었네요. 적겨자가 너무 자라서 수확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너무 빨리 자라는 터라... 다른 채소와 속도가 맞지 않더군요.

    적겨자 몇잎과 치커리 몇잎 따서 퇴근~


    많은 양은 아니어서, 도토리묵 무침에 같이 섞어서 먹습니다. 적겨자... 진짜 맵더군요. 첫 수확이어서 그랬는지... 엄청 매웠던 기억만 있네요.

    옥상텃밭은 텃밭대로... 사무실 실내텃밭은 나름대로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사진의 우측 상단에 보이는 은색 전구가 식물성장용 led입니다. 광합성에 필요한 적색/청색 파장의 led와 적외선 led 등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만... 확실히 햇빛에 비하면 부족하긴 했습니다.

    옥상텃밭의 채소들은 비오고 난 뒤에는 엄청 자랍니다. 확실히 체감될 정도로 비온 뒤에는 자라는 속도가 다르더군요. 덕분에 비온 다음날은 옥상텃밭 수확하는 날이기도 했습니다.(비온 뒤에 바로 따서 먹으면 맛이 없다고는 하지만... 빡빡하게 심은 화분에 더 자라면 안될거 같아서 몇잎 따서 퇴근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


    2016. 5. 12. 아주 마음먹고 수확해서 퇴근한 날입니다. 이렇게 맘먹고 수확한 날에 고기가 빠질 수 있겠습니까?

    저녁시간에 맞춰 퇴근해서 롯지로 삼겹살 수육을 준비합니다.


    남자의 요리. 롯지에 하는 무수분수육입니다. 설거지가 참 난감하긴 하지만... 양파와 파, 마늘 정도만 있으면 간단하게 수육을 즐길 수 있습니다.


    완성된 삼겹살 수육과 쌈! 텃밭에서 길러먹는 채소는 시장에서 사먹는 것보다 싸지는 않습니다. 오히려 더 비싸고 신경쓰이고 귀찮기도 하지요.

    그런데 이렇게 몇번 수확해서 먹다보니... 그 신선함이 확실히 체감됩니다. 시장에서 사온 채소는 이틀만 냉장고에 넣어놔도 시들시들한데 옥상텃밭에서 수확한 채소들은 일주일을 냉장고에 넣어놔도 싱싱함이 유지되더군요.

    더욱이 옥상에서 하루 내내 햇빛을 받고 자란 채소들이라서 그런지 아삭한 식감이 시장에서 파는 것보다 훨씬 우월하더군요.


    2016. 5. 16. 채소들이 한창 잘 자랄 때의 옥상텃밭 사진입니다. 5월 중에는 정말 잘 자라났어요. 한번 수확하고 나면 일주일 후에 또 수확할 수 있을 정도로... 겁나 잘 자라던 때였습니다.(6월 중순 들어서니... 성장 속도가 눈에 띄게 느려지고.. 꽃피우기 시작되더라구요.)

    좀 여유롭게 심었다면 괜찮았을 것 같은데... 지금 봐도 너무 빽빽하게 심은게 티가 나네요. 저 사진이 쑥갓의 마지막 모습이었네요. 저희 집이랑 여자친구네 집 모두 쑥갓을 그리 잘 먹지 않는 편이라... 쑥갓은 정리하고 고추, 청겨자, 적치커리를 새로 추가하기로 했습니다.


    2016. 5. 21. 한달 전 옥상텃밭 사진이네요.(지금은 휑해진 옥상텃밭을 보니... 이 때는 마음조차 풍요로웠던 시간이었습니다.ㅜㅜ)

    고추와 청겨자 모종이 늘어나면서 큰? 화분 4개가 늘었고... 사무실 실내에서는 아무래도 부족함이 있어서... 결국 옥상으로 옮겨온 화분까지...

    저 혼자서 관리하기에는 조금 벅차지 않을까? 하는 걱정까지 들기도 했지만... 옥상텃밭의 매력을 알아버렸으니... 절대 포기할 수 없었습니다.


    지금은 많은 개량이 필요로 해서 아이디어를 짜내고 있는 중입니다만... 새로 추가된 화분 4개를 놓을 때는 나름!? 자동급수 형태로 만들어 도전해 보았습니다.(흙 사이에 천을 길게 심고 양 옆으로 빼어 물탱크와 연결.)

    물 탱크가 화분 아래쪽에 위치해야 더 유리할 텐데... 시엠립 여행을 앞두고 급히 보수하느라 크게 도움은 안됐던 구조였습니다.


    이렇게 그냥 술술~ 잘 자랐으면 얼마나 좋았을까요? 5월 말이 되면서... 갑자기 진딧물들이 생기기 시작합니다.

    치커리와 상추는 크게 피해를 입지 않았는데(청치커리는 진딧물 한마리도 안보였습니다.) 겨자가 피해가 심했습니다.

    청겨자, 적겨자 할 것없이 진딧물 아파트가 되어버린 상황...


    어디선가 날아온 무당벌레 한마리... 일부러 잡아오기도 한다는데... 가끔 무당벌레가 와서 진딧물을 잡아먹고는 유유히 사라졌습니다만... 역시 역부족이었고

    요구르트or우유를 쓴다는 말에... 요구르트를 겨자 잎에 발라줬습니다. 햇빛이 뜨거운 날에 요구르트 비를 뿌려주니... 진딧물들이 하얗게 말라 죽었지만...

    요구르트를 뿌린 잎 역시... 슬금슬금 말라가더군요. 물을 뿌려 씻어줬어야 했던 것 같은데... 요구르트를 바른 채로 그냥 말라버리니... 진딧물과 함께 겨자 잎도 말라버리더군요.

    청겨자는 6월들어 꽃대가 올라오면서 꽃을 피우기 시작하였고... 모종에서 옮겨심은지 얼마 안된 청겨자는 진딧물들의 아파트가 되어버린데다가 꽃이 활짝~ 피어버렸습니다. 청치커리도 비슷한 시기에 꽃대가 올라오기 시작했습니다.

    겨자와 청치커리는 이제 더 못먹겠다 싶어서 과감히 정리하던 차에... 청경채도 큰 시련을 맞게 됩니다.


    청경채 잎파리에 보이는 하얀 점과 실선들... 굴파리로 유추되는 것들이었습니다.

    모든 청경채의 잎마다 빼놓지 않고... 하얀 점과 실선들이 가득했고... 6월 초에는 겨자/청치커리/청경채 모두 정리할 수 밖에 없었습니다.ㅜㅜ


    그래도 매우 다행히....................

    옮겨 심은지 한달도 안된 고추에 꽃이 폈습니다~

    지금은 거의 모든 고추 나무에 꽃이 열렸고... 앞으로의 수확이 기대되고 있습니다. 운좋게 시기를 잘 맞춰 심은 것 같아 다행이라 생각합니다.

    다시는 진딧물에 무릎꿇지 않기 위하여... 틈나는 대로 옥상에 올라가 진딧물이 생겼는지 체크하고... 테이프를 잘라다가... 하나하나씩 잡고 있습니다.ㅜㅜ

    잎 뒤에 무더기로 붙어있는 진딧물 알을 터뜨릴 때의 그 쾌감이란... 그 누구도 모르겠지요.ㅎㅎ


    6월에 들어서도 부추는 은근하게... 잘 버티고 있습니다. 부추의 잎 끝이 말라가는게... 양분이 부족한 것인지 고민하게 만들고 있지만... 일단은 잘 버티고 있다는 데 의의를 두고... 앞으로 어떡해 해야 할지 공부를 하고 있습니다.

    사진 왼쪽 상단에 보이는 조그마한 잎은... 두달동안 자란 레디쉬입니다. 사무실 실내텃밭에서 잘 자라지 못해 옥상으로 옮겨왔지만... 전혀 효과는 없었고... 청경채를 정리하면서 그동안 심어두었던 레디쉬도 같이 정리하고... 아예 새로이 심고 다시 키우고 있습니다. 장마철 오기전에 수확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과 함께 말이죠.


    사무실 안에서 소소하게 실내텃밭을 가꾸려던 계획이... 옥상텃밭의 화분 12개로 변했습니다. 원래 이런 생각은 아니었는데... 한번 맛들인 텃밭 채소는... 화분을 안늘릴 수가 없게 만들었습니다.

    올해 처음 시작해본 것이라... 미숙한 점이 너무 많았던 것이 안타깝습니다.(상추 모종 8개 중에 지금까지 살아남은 것이 5개.....ㅜㅜ)

    옥상에 물주러갈 때면 큰 생수통에 가득 넣어 낑낑대고 올라가야 하고 옥상에서 허리 굽혀가며 물주고... 잡초 뽑고... 진딧물까지 잡아야 하는 매우 귀찮은 취미이긴 하지만...

    직접 길러먹는 재미와 시장에서 맛볼 수 없는 그 싱싱함이... 계속 옥상텃밭을 유지하게 만드네요.

    가을되면 옥상에 하우스를 만들어야 할 것 같은데... 벌써부터 어떻게 만들어야 할지 고민이 많이 되네요.


    옥상텃밭 구면파노라마 이미지입니다. 6월 초 모습이네요.

    사무실 옥상 텃밭, 6월 초 모습, 미광고기획 #theta360 - Spherical Image - RICOH THETA


    Posted by 헝그리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