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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10년의 첫 여행, 중국 시안Xian(서안)을 다녀왔다. 이번엔 처음으로 패키지로 따라갔었다. 부모님과 함께 가려고 하니 패키지가 적당할 듯 했었고 약간 아쉬운 점도 있긴 했지만 그냥 그럭저럭 잘 다녀왔다.

    시안(혹은 서안)은 진시황릉의 무덤과 병마용갱이 제일 유명하다. 병마용갱이야 Lonely Planet에서도 꼭 가봐야 할 곳으로 손꼽히기도 하고... 진시황릉같은 경우엔 지하에 있는 지하궁전이 열리면 좋겠지만 현재기술로는 어렵다고 하니 보는 사람에 따라 그저 큰 무덤에 불과할 수도 있다.(이번 여행기간엔 진시황릉이 보수중이라고 하던가... 어쨋든 못갔다. 가이드도 별로 데려가고 싶어하진 않던 것 같았다.)

    어쨋거나 이번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병마용갱이다. 지금부터 약 2200년전에 만들어진 것이라고 한다. 내 기억이 맞다면... 박물관 이외의 장소에서 본, 유물이 그 자리 그대로 있는 것에 한해 가장 오래된 것을 보고 왔다. 박물관에 들어가 있는 유물들과는 전혀 다른 성격의 유물인 셈이다.

    누가 대륙이 아니라 할까, 그 크기가 사람을 압도한다. 또한 발굴되어 있는 것들은 절반 혹은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양이다. 실제 땅에 묻혀 있는 것들은 색이 칠해져 있다던데 지금 기술로는 발굴된 후에 공기중에 노출 됐을 때 그 색을 유지하기 어렵다고 해서 발굴을 시도하지 못하고 있는 구역이 있었다.(특히 3호갱 같은 경우는 그냥 흙더미만 잔뜩...)

    1호갱은 재미는 없었다 나무 흔히봐오던 일렬종대의 모습이었고 모두가 같은 방향을 보며 서있다보니 사진을 찍어도 모양새가 심심했다

    3호갱은 일종의 지휘부대의 모습이라고 했다 닥분에 모형들의 방향이 제긱각이며 구조역시 1호갱에 비하면 재미있고 좀더 다이내믹했다.




    이 곳이 그 유명한 1호갱... 사진으로 보면 그 크기가 짐작하기가 힘든데 실제로 보면 진짜 장관이다. 고등학교 운동장조회를 생각하면 그 크기가 짐작될 듯... 왠만한 학교 전교생보단 여기가  더 많겠지만...












    1호갱은 앞부분은 대충 발굴이 끝난 상태였고 뒤쪽에선 여전히 발굴중이었다. 병마용갱이 진짜 불탔다는 것이 사실인가 보다. 흑더미 사이에 그을음이 있는 걸 보면... 몇십년후에 나이가 좀 들고 다시 여길 오면 지금 저 장소는 모두 발굴이 끝났을까... 궁금해진다.



    어쨋든 3호갱으로 들어와서... 1호갱은 전투부대의 모형이라 한다면 이 곳은 지휘부대의 성격을 띄는 곳이라고 했다. 그래서 그런지 모형들의 배치가 1호갱에 비해 재미가 있다. 서로를 마주보고 있다거나 주의로 빙 둘러쌓고 있는 뭐 그런 모습들... 사진을 찍느라 가이드님의 설명을 흘러 들어서 그런지... 왜 여기는 머리가 없는 모형이 많은지 모르겠다. 한국에 돌아와서 사진을 정리하다보니 3호갱만 유독 이런 모습이다.






    3호갱을 나와 2호갱으로 들어가면 거긴 그냥 모두가 흙더미... 기술이 확보되면 발굴을 시작한다고 그냥 건물만 세워둔 채로 있다.

    2호갱을 나와 옆 박물관으로 향하면 질(?)좋은 유물이 유리관 안에 고이 모셔져 있다. 그 중에 하나, 병마용의 퀄리티를 확인할 수 있는 사진이다. 사실 병마용갱에 머물렀던 시간이 그리 길지 않아 애초에 기대한 만큼의 감흥은 없었다. 내 눈으로 보는 것과 사진으로 남기는 것 사이에 어느 정도의 균형을 맞출 시간이 필요한데 이번엔 스케쥴이 모두 정해져 있다보니 그게 쉽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선 어쩔 수 없이 사진에 좀 더 긴 시간을 할애하게 되고... 그렇게 되다보니 내 스스로가 감흥을 느낄 시간이 부족했었다.

    사실 그 크기와 대단한 숫자에 압도당했던 건 사실이었다. 1호갱을 들어가자마자 '대륙스럽다' 외엔 표현할 길이 없는 거대함을 느꼈다. 정말 대륙스러운 곳이다. 그리고 여행가기전에 기대했던 만큼의 감흥은 없었다. 시간도 부족했지만 사실... 병마용의 디테일이 내가 생각했던 것 만큼은 아니었기도 했다. 어찌됐건 2200년전에 이러한 것을 만든 것이 대단한 일이긴 하지만 난 그보다 더 한 것을 기대하고 있었던 것 같다.

    그래도 박물관에서 이런 유물을 보는 것 보다는... 애초에 만든 이들이 세워둔 그 자리, 그 곳에서 그들의 흔적들을 마주칠 수 있다는 건 설레는 일이었고 정말로 좋았다.

    시안에 도착한 첫 순간부터 가이드님은 진시황을 무척이나 강조했고 진시황과 진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계속해서 들려주었다. 시안의 하이라이트인 진시황릉때문일지도 모르겠지만 나에겐 그 것이 조금 정치적인 이야기로 들렸다. 익히 들어왔던 하나의 중국이라는 기조... 그 하나의 중국의 시작점이 바로 진나라이기 때문이다. 대륙을 처음으로 통일하고 법과 도량형등을 정비했고 대륙을 하나로 통합하는 기초를 마련했던 진나라... 그렇기 때문에 가이드의 진나라에 관한 이야기를 들으면서도 한 쪽으로는 지금의 중국과 진나라를 비교해보고 있었다. 다분히 관광만을 위한 이야기는 아닌 것처럼 들렸기 때문이다.

    시안은 내륙 안쪽의 도시라 베이징과 얼마나 차이가 있을지는 모르겠지만 다음 달에 베이징을 놀러가보면 중국이라는 나라, 그 큰 대륙에 대해서 조금은 더 자세히 알 수 있게 되겠지...

    Posted by 헝그리얼